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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2일 일요일

대위법 [브리태니커 온라인 코리아]

대위법

counterpoint


일정한 기법적·미적 기준에 따라 2개 이상의 선율선들을 결합하는 기술, 또는 그 음악.
서양음악만이 갖는 독특한 현상이며, 동양음악이나 비문자 문화권의 음악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대위법과 화성법은 각기 음악의 수평적 측면과 수직적 측면에 해당하는데, 전자는 주로 모방적 짜임새(카논·푸가), 후자는 하나의 선율선을 화성이 보충하는 수직화음적 짜임새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대위법을 무조건 화성에 대립된 것이라 할 수는 없으며, 실제로는 아무리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선율선들이라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수직적인 화음구조가 숨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아무리 수직적 화음구조의 성향이 강한 음악이라 하더라도(예를 들어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화성 붙인 코랄곡들), 성부들의 독립적 성격을 강조함으로써 상당한 정도로 대위법적 특성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므로 대위법과 화성법의 구분을 위해서는 한 곡 안에서 선적인 특성(이 특성이 지배적이면 대위법, 그렇지 않으면 화성법)뿐 아니라, 선율적·리듬적·화성적으로 얼마나 긴장과 대조를 이루고 있는가도 고려해야 한다.
대위법을 나타내는 또다른 용어인 콘트라풍크투스(contrapunctus)는 라틴어 '풍크투스 콘트라 풍크툼'(punctus contra punctum:점 대 점)에서 유래해 14세기에 처음 사용되었는데 원래 단성성가 위에 덧붙여진 제2의 성악 혹은 기악 성부가 병진행(8, 4, 5도 진행)으로 순차 진행하면서 협화음을 이루던 소박한 실제를 나타냈다. 이러한 최소의 대위법은 수세기가 지나면서 발전을 거듭해갔고 점차 대위를 이루는 성부의 숫자도 많아졌으며, 결합하는 방식도 유연해짐으로써 성숙한 형태에 가까워졌다. 이러한 발전과정에서 대위법이 이룬 최초의 정점(頂點)은 16세기 이탈리아의 팔레스트리나, 플랑드르의 오를란도 디 라소, 영국의 윌리엄 버드, 스페인의 토마스 루이스 데 빅토리아 등이 작곡한 다성성악 음악들이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대위법에 대한 최초의 중요한 이론서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플랑드르의 요하네스 팅크토리스는 〈대위법 기술서 Liber de arte contrapuncti〉(1477)를, 베네치아의 조제포 차를리노는 〈화성법 교정 Le istitutioni harmoniche〉(1558)을 썼다.
1600년 이후 계속저음에 의한 모노디 양식이 출현함에 따라 대위법도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전통음악 기법(르네상스에서부터 전해내려온 다성음악 기법, 즉 전통 대위법)은 음악언어의 기초로서의 역할을 모노디에게 박탈당했다. 특히 모노디가 출현한 초기에 대위법은 새로운 극장음악 및 실내음악 장르의 작곡가들에 의해 철저히 배척당하고, 단지 교회음악가나 음악이론가들만이 대위법을 옹호·보전하고자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위법은 다시금 인정을 받게 되었다. 물론 과거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 다양하게 변화된 형태였고, 당시 기악음악에 고무적인 영향을 끼쳤다. 대위법의 이러한 새로운 발전은 바흐의 성악·기악 작품들에서 정점을 이루게 되었다.
18세기 초반에 바흐의 대위법 음악은 너무 복잡해서 부자연스럽게 여겨졌고, 따라서 이에 대한 반발로 대위법 성향이 수그러들게 되었다. 그러나 대위법은 새로운 감각에 맞추어져 계속해서 교회음악의 대들보 위치를 고수했다. 또한 당시 대위법의 원리들은 작곡 교육에 있어 여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고, 오스트리아 작곡가였던 요한 요제프 폭스가 저술한 〈고전 대위법:파르나수스 산으로 가는 단계 Gradus ad Parnassum〉(1725)는 대위법 교과서로 당대 및 후대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대위법 역사상 빠트릴 수 없는 중요한 발전은 요제프 하이든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천재적 솜씨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들은 지나친 현학적 기교주의의 위험에서 대위법을 구출했을 뿐 아니라 소나타라는 극적 성격의 새로운 양식을 대위법과 결합하여 대위법의 가능성을 새로 드러냈다. 이제 대위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곧 음악에 대한 지적 노력의 분출, 이성 및 논리의 표현과 동일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심지어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후기 작품에서와 같은 몇몇 경우에는 철학적 사색과 동일한 것으로도 인식되었다. 이후 대위법 기법은 여러 가지 다양한 형식 속에서 사용되며, 대위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음악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다.
20세기에는 전통 화성에 기초한 조성의 영향력이 줄어듦에 따라 대위법이 새로운 중요성을 띠게 되었다. 특히 개개의 선율이 활달한 리듬을 가지고 뻗어나가는 가운데 성부 간에 불협화를 이루는 식의 대위법 양식이 많이 나타났다 (→ 색인 : 우연성 음악).
대표적 작곡가로는 헝가리의 벨라 바르토크, 러시아 태생의 이고리 스트라빈스키, 오스트리아의 아르놀트 쇤베르크, 독일의 파울 힌데미트, 영국의 마이클 티펫 경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 발전된 형태 중에 특히 주목할 만한 것으로는 트란실바니아(옛 헝가리령으로, 루마니아 서부 및 중부의 한 주) 태생 디외르디 리게티의 ' 마이크로폴리포니'(micropolyphony:대위법적 진행을 하는 미세한 선율들이 무수히 모여 안개와 같이 모호한 효과를 일으키는 기법)와 폴란드의 비톨트 루토수아프스키의 ' 우연성 대위법'(aleatoric counterpoint:여러 개의 선율형들이 자유로운 리듬으로 움직이다가 지휘자의 지시에 의해 간혹 나타나는 강박에 의해 통제됨으로써 순간순간의 일치감을 나타내는 기법)을 들 수 있다.
金學玟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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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위법입문 : Stoehr, 음악저작권연구회 역, 삼호출판사,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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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위법-18세기 스타일에 의한 : E. 크세넥, 김인수 역, 음악춘추사,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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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대위법의 화성 : R. E. 미들턴, 김승호·조영배 공역, 학문사, 1983
  • 20세기 대위법 : H. Searle, 최동선 역, 세광음악출판사, 1983
  • 대위법 : 서우석·백병동·강석희 공저, 수문당, 1982
  • 대위법 : 나운영, 세광음악출판사,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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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story of Music Theory : Hugo Riemann, Raymond Haggh(trans.), 1962
  • Steps to Parnassus : Johann Fux, Alfred Mann·John Edmunds (trans.), 1943
  • Outline History of Countrapuntal Theory 〈Counterpoint, pp. 3-53〉 : Knud Jeppesen, 1939



색인

대위법 (음악) counter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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