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통일성 속의 다양
'평균율' 이라는 말은 서양음악에서 장단음계의 음정을 12개로 균등하게 나누는 방법 및 실제를 나타내는 것이다. '순수' 혹은'자연'음계. 즉 현 혹은 공기주가 자유로이 진동할 때에 생기는 배음열로부터 음정을 만들어 이를 분할한 음계(이런 음계를 바탕으로 음정을 분할하는 방식을 순정조율이라 한다)는 단성음악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또한 일정한 배음렬에만 적응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이러한 자연음계에서 가져온 음정은 서로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순정조율에 의한 장삼도를 차례로 세번 쌓아올리면 옥타브 음정을 이루지 못한다.이러한 문제는 근대에 이르러 피아노라는 악기가 처음 개발되자 특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그전까지는 대개의 악기들이 단선율만을 연주하면 되었는데 이제 새로 생긴 피아노는 동시에 여러음을 연주하는 이른바 다성음악을 연주하였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러한 조율문제가 대두되었다. 평균율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방법으로, 이후 이제까지 서양에서 사용되던 순정조율 방식대신 건반악기 조율방식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피아노와 같은 건반악기(혹은 하프)가 더더욱 평균조율 방식이 필요했던 것은 이 악기들로는 연주자가 연주를 하면서 음 높이를 즉각적으로 조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건반악기를 어떤 식으로 가장 잘 조율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바흐 시절에 아주 심각하게 논의되었다. 당시 작곡가 및 이론가들은 한편으로는 좀더 커다란 화성적 자유를 누리고 싶어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조성변화방식' 을 존중하고 싶어하기도 했다. 다양한 조율 방식의 잇점을 증명하기 위해 수많은 작곡가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조성들로 일련의 곡들을 작곡하였다. 바흐는 평균율을 작곡하기 전인 1720년경에 이미 당시 가장 널리 사용되던 15개의 서로 다른 조성들로 된 일련의 건반음악을 작곡하였다. 또한 이보다 더 중요한 선례로 J.C F 피셔(1670년경-1746)의 <아리아드네 뮤지카>를 들 수 있다. 이곡은 20개의 전주곡과 푸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들은 서로 다른 19개의 조성을 가지고 만들어졌다. 바흐의 <평균율 클라이비어>는 피셔가 포함하지 않았던 극단적인 조성 5개를 더 추기시킴으로 만드러진 것이다.
바흐가 과연 <평균율 클라비어>에서 어떤 조율 방식을 염두에 두었는가를 놓고 오랜동안 학자들 간에 논쟁이 벌어졌었다. 이 곡은 오늘날 건반악기를 조율하는데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이른바 평균율을 의도한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지만 이것은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바흐가 평균율을 마음에 두었건 아니건 간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평균율이라는 조율 방법이 적어도 첫 전주곡의 시작지점에서 단순한 3화음적 진행을 이룰때나 마지막 푸가에서 반음계 주제를 제시할 때에 아주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는 사실이다, 이 두곡은 근대 조율 체계의 24개 장단조를 이루는 반응들의 연쇄 중 C장조에 너무나도 다양하여, 1722년 당시 사람들은 '바흐는 이제 이 곡을 통해 한 사람의 작곡가로서 가능한 모든 기법 및 표현 양식을 모두 소진시켰노라'라고 말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바흐는 이후 20년이 지난 뒤에 앞선 평균율 클라비어에 이어 평균율 클라비어 2권을 작곡함으로써 이 형식으로 얼마든지 많은 표현이 가능함을 입증하였다. 이 두권의 작품을 합쳐서 흔히 48개의 평균율이라고 부르며, 오늘날 연주자들의 고정 레파토리로서 자리를 굳혔다.
2. 신세대에게 보내는 호소
(원문에는 Appealing to Yonger Generation 이라고 되어 있다)
1722년 바흐는 모든 장단조를 망라한 24개의 전주곡과 푸가를 작곡하여 이를 <평균율 클라이비어>라고 이름지었다. 제목이 나타내듯 이 모음집을 작곡한 이유의 하나는 건반 악기 조율체계의 효율성을 입증하기 위함이었다. 건반악기를 가지고 모든 조성으로 작곡 된 연주를 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 그의 주된 의도였다. 바흐가 이때 염두에 둔 조율 체계가 오늘날 건반악기의 조율에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평균율(한 옥타브를 균등하게 12개의 음정으로 나누는 방식)이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바흐가 이곡을 작곡한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즉 그는 1722년 악보의 표지에적힌대로 "이미 기술을 연마한 연주자들의 여흥과 음악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 학생들의 연습을 위해"서도 이 곡을 작곡하였다. 바흐는 같은 것을 또 다시 욹어먹는 류의 작곡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므로 그가 1742년에 <평균율 클라이비어>라고 하는 똑같은 이름으로 또다시 전주곡과 푸가 모음을 위한 두번째 모음집을 만든 데에는 각별한 이유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우선 그는 분명 새 모음집에 적합할, 수많은 곡들을 이미 만들어 놓은 상테였고, 이중에는 1720년대에 이미 작곡해두었던곡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평균율 클라이비어> 2권은 비록 일부 곡들의 경우 다른 조로 옮겨지기는 했지만 기존의 곡들을 한데 모아 최종적인 형태로 묶어놓기에 아주 편리한 방편이 되었을 것이다. 또다른 이유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1권과 마찬가지로 2권도 바흐 자신의 제자들을 가르치는 지침서로 사용할 용도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바흐는 여러 차례에 걸쳐 1730년대와 1740년대에 일어난 음악 양식의 변화에 대해 아주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아마도 그는 평균율 클라이비어 1권보다 제자들에게 더욱 어필 할 수 있는 새로운 모음집을 선보이고 싶어했을 것이다. 평균율 클라이비어 2권에 포함되어 있는 전주곡과 푸가보다는 전주곡이 좀 더 최신의 양식으로 만들어졌다. 우리가 쉽게 찾아
볼 수 있듯이, 1권에서는 단 한 곡의 전주곡만이 이부분 형식(각 섹션은 반복된다)이었던 것에 비해, 2권에서는 10개 이상의 전주곡들이 이러한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이부분 형식은 춤 악장에 표준적인 형식으로 바흐의 모음곡들을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새로 만들어진 평균율 클라이비어 2권에서는 구성방식이 훨씬 더 발전하였다. 5번, 18번, 21번과 같이 길다란 길이로 된 전주곡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전주의 소나타 형식에 접근하여, 주요 주제가 두 번째 섹션에서 아주 신중하게 으뜸에 의해 재현된다. 21번은 전체 48개의 곡들중에서 유일하게 몇년뒤 출판되게 될 도메니코 스카를랏티의 소나타에서처럼 피아노 건반에서 양 손을 교차시켜 연주해야 하는 전주곡이다. 5번째 전주곡 역시 아르페지오에 의한 '트럼펫'의 도입과 트럼펫의 화려한 기교적 연주 서법이라는 측면에서 스카를랏티의 음악을 연상케 한다. 2성부로 된 한 권의 푸가와 5성부로 된 두 곡의 푸가를 포함한 1권과는 달리, 2권에서는 모든 푸가들이 3성부 혹은 4성부이다.
작곡경과 및 관련용어 해설
1. 작곡경과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은 건반악기를 위해 작곡된 각각 24개의 전주곡(프렐류드)과 푸가로 이루어진 두 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음집은 흔히 건반주자들에 의해 "48번" 또는 "구약성서"라고 불리운다.(반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번은 "신약성서"라고 불리운다.) 전주곡과 푸가는 각각 모든 장조와 단조로 작곡되어 있으며 이것은 이러한 형태의 최초 작품이다. 평균율 클라비어의 모델이 되었던 것은 피셔에 의해 1702년 발간된 아리아드네 무지카이다. 아리아드네 무지카는 24개 조 중 20개 조로 이루어진 간단한 3성 푸가를 포함하고 있는 짧은 즉흥전주곡이 담겨져 있다.(24개조 중 C#과 F#장조, e 플랫, b 플랫, g#단조가 없음) 바흐는 피셔의 작품에 대하여 잘알고 있으며, 그의 작품 중 하나를 채택함으로써 피셔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있다.
(2권 푸가 9번 E) 바흐의 빌헬름 프레드만을 위한 소곡집은 평균율 클라비어의 원형을 담고 있다. 1720년에 아들인 "빌리"의 교재로 쓰여진 이 작품에는 후에 평균율 클라비어 1권에 수록되어 잇는 11개의 전주곡이 담겨 있다.(C,c,d,D,e,E,F,C#,c#,e플랫,f) 이들은 수정없이 그대로 사용되거나(E, F,c#,e플랫,f) 상당한 수정(예를 들면,전주곡 C는 프레스토 환타지아, 아다지오 도입부, 알레그로 종결부가 추가되었다). 이러한 수정은 불협화음이나 변위음 등의 드라마틱한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것이었다.
초기의 작품을 재 작업하는 것이 바하의 평균율 클라비어 작곡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한 평균율 클라비어의 초기 재료중 하나는 작은 전주곡과 푸가이며 이것은 2권-15번 푸가(G장조)의 중요한 재료로 사용되었다.
1722년에 만들어진 평균율 클라비어의 작품 제 1권의 완벽한 자필악보는 현재 우리에게 전해 내려오며 베를린에 있는 Staatsbibliotek Preussischer - Kulturbesitz의 멘델스존 문서 보관소의 음악 모음집(Mus.ms. Bach P415)에 보관되어있다. 이 자료의 타이틀에는: 평균율 클라비어, 또는 모든 조를 위한 전주곡과 푸가는(장조 3가지와 단조 3가지를 포함) 호기심 강한 젊은 음악가와 이 분야 전문가의 특별한 경험을 위해 1722년 요한 세바스찬 바하에 의해 작곡되었다고 적혀있다. 비록 1722년에 완성되긴 하였지만 바흐는 평균율 클라비어 작품 1권을 그후 20년간 4차례에 걸쳐 수정을 가했으며 1740년대에 마지막 작품이 완성되었다. 사후 50년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율 클라비어 작품 1권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갔으며, 건반 연주 레파토리의 중요한 주춧돌이 되었고, 작곡의 기본 모델이 되었다.
베토벤은 어릴적 "48번"을 연주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작품 2권은 1744년에 완성되었으며(돈 프랭클린에 의하면 1728년에 시작되었다고함) 작품 1권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었다. 현재 하이든 도서관에 악보가 보관되어있다. 건반악기의 레파토리로써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는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으며 피아노 시험이나 작곡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 관련용어 해설
(1) 클라비어란?
바흐가 살던 시대에 클라비어는 모든 종류의 건반악기를 칭하는 말이었다.(하프시코드, 클라비코드, 오르간이나 포르테피아노 포함). 클라이버의 어원은 라틴어 클라비스(clavis)로 건반 연주자에 의해 눌러진 기계적인 건반(machanical key)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것은 바흐의 아들인 카를 필리프 엠마누엘 바흐(1714-1788)가 살던 시대에 "클라비어"는 저렴하고 보편적으로 보급되어 있던 클라비코드만을 의미하였다. 바흐가 평균을 클라비어를 작곡했을 당시에는 이 모든 악기를 염두에 두었었다.(Goldberg, 1995)
(2) 평균율이란?
평균율은 건반악기를 조율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조율체계는 음률(temperament)로 논의 되었다. 바로크시대에는 건반악기의 범람으로 인해 이에 대한 음률이 큰 골치덩어리였다. 하지만, 이문제는 수천년동안 수학자와, 철학자 그리고 음악가들의 숙제거리였다. 이 문제의 근원은 '옥타브'를 8음계로 나눈 고대 그리이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반악기의 음률에 대한 문제는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다.
하나의 현이 정확히 다른 현보다 2배 빠르게 진동할 때 (2:1의 비율로) 그 결과로 발생하는 음정(interval)이 옥타브이다. 두개의 현이 2:3의 비율로 진동할 때 그 결과로 발생하는 음정이 5도 이다. 문제는 우리가 건반악기에서 완전한5도와 완전한 옥타브를 동시에 조율하고자 할 때 발생한다. 수학적인 비정확성 때문에 2:1과 2:3을 동시에 조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결과 우리는 완전한 옥타브(완전8도)나 완전 5도 둘 중에 하나만을 가질 수 있다. 바흐가 살던 시절에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근대 피아노에서 우리가 알고있는 음율(temperament)은 바하에 의해 주장된 것이 아니다. 평균율에서 모든 음정은 균일하게 불완전(equally imperfect)하다. 모든 음정을 균등하게 "조율하지 않음"을 통해 모든 조는 동일한 특성과 색깔 또는 Affekt를 갖게 된다.
평균율(equal temperament)과 다르게 바흐는 진화(revolving) 또는 평균율(well temperament)을 창조하였다. 이러한 접근방식에서, 몇몇 음정은 완전하게 조율되고 나머지는 불완전하게 남겨진다. 모든 평균율(well temperament)에서는 모든음정은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조를 사용한 작곡은 상당한 량의 불협화음이 각각의 조에 사용되며 상이한 특징을 보여준다. 위와 같은 평균율은 바로크시대에 사용되었으며 각각은 상이하게 불완전하게 조율된 음정을 포함하고 있다. 바흐의 제자였던 Kirnberger 3세의 조율방법이 바흐의 조율방 법과 동일하다고 생각되어지고 있다. 몇몇 학자들은 Kirnberger 3세가 바흐로부터 이것을 직접 배웠다고 주장한다. 하프연주자들도 이러한 역사적인 평균율을 사용하고 있다.
(3) 전주곡(Prelude)
17세기 초반까지 전주곡은 악보를 가지고 연주된 것이 아니였다. 전주곡은 즉흥연주의 형태였으며 손을 풀고, 음향을 조정하거나 조율하고 이후 연주될 음악의 조성을 알려주는 것으로 사용하였다. 1675년 Thomas Mace는 "전주곡은 혼란스럽고 와일드하며 형태가 없으며 복잡한 음악형태로 어떠한 완벽한 형태나 일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고 (기껏해야) 동일조(one stop) 또는 조에서 다른 조'로의 무작위적인 움직임의 모임이며, 악기가 잘 조율되어 있는지 테스트 하기 위해 연주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William Byrd는 1612년 파르티아에서 첫번째 전주곡집을 발간하였다. 이것은 장조와 단조 3화음에 대한 미니스큐엘로 구성되어있다. 20년뒤에 Fitzwilliam Virginal Book(1630)은 1,297개의 곡 중 18개의 전주곡만을 포함하고 있다. Frescobaldi(1583-1643)의 전주곡은 즉흥성을 잃지 않은 가운데 일정한 규칙의 틀에서 연주되는 형태로 발전시켜 전주곡의 형태를 확장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Louis Couperin , Gaspard le Roux 그리고 D'Anglebet는 즉흥전주곡을 작곡함으로써 이러한 형태를 좀더 발전시켰으며, 제스처를 제안하는 악절의 삽입을 통해 즉흥성을 잃지 않으려고 하였다.
1650년 이후 장,단조의 응집력이있는 음조 시스템이 초기의 수정된(modified) 양식을 대체했을 때, 이후 사용될 조를 알려주는 전주곡의 역할은 그 중요성이 떨어졌고, 류트 음악에 의해 영감을 받은 아르페지오에 기반한 전주곡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예를들면 퓨렐류드 No.1, 1권). 평균율 클라비어는 전주곡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였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평균율 클라비어의 전주곡은 바로크 양식의 다양한 형태를 포함하고있다.
(4) 푸가(Fugue)
푸가의 기원은 상이한 음조(pitch)를 내는 다양한 소리를 동시에 사용하는 다성음악이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같은 음조를 내는 단선율에 다른 목소리가 상이한 음조를 내는 것으로 변화한 것이다. 만약 한 사람이 하나의 주제에 대한 노래를 하면 다음 사람은 똑같은 주제로 앞사람의 뒤를 따라 노래를 한다. 이를통해 하나의 주제가 가지는 단선율을 유지하는 동시에 하모니도 이루고 통일성도 확보할 수 있다. 주제선율을 도입부에 사용하며, 다성음악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 푸가의 가장 간단한 개념이다.
푸가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Speculum musicae of Jacobus Liege(1330)에서였다. 그당시 푸가는 현대 영어에서 이야기하는 도돌이(round)나 캐논(canon)을 의미한다. 이것은 모든 소리가 첫번째 소리를 그대로 흉내내며 차례로 소리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성부는 독립적이지 않으며 상호의존적이 된다. 주제를 다루는 모방적 방식은 르네상스 시대의 주요한 음악적 형태가 되었다;
돈 니콜라 빈센티노, 지오세포 자리노와 그의 제자인 잔 피에테르스조가 중요한 이론가였다. 토마스 몰레이 또한 중요한 초기의 이론가였으며 그의 업적은 17세기 초반을 대표하고있다. 위의 초기 작곡가로부터 푸르스 2세, 퍽스 라미우 등을 거쳐 바로크 시대로 옮겨가는 동한 푸가는 엄격한 캐논적 모방에서 연주양식로 발전해 갔다.
바흐가 살던 시대에 푸가는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바흐의 푸가는 각각의 성부가 하나의 주제를 제시하는 도입부와 주제와 잘 어울리도록 만들어진 대주제가 그 특징적인 면이다. 전개부에서 주제(그리고 대주제) 반진행이나 역행 그리고 이 둘의 결합을 통해 주제는 확대되어진다. 발전부에는 에피소드도 포함되어 있다. 에피소드가 연주될 때에는 새로운 재료가 등장한다.
바흐의 푸가는 또한 한 두개의 스트렛토(stretto)를 포함하고 있으며 제시부에 주제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짧게연주된다. 스트레타는 보통 작곡의 긴장감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사용되며 자주 클라이막스를 제공한다. 푸가의 종결부에서는 주제가 다시 한번 제시되거나 카덴짜(cadenza)로 끝을 맺는다. 푸가는 한 개 이상의 주제와 대주제를 가지고 있음을 주목하라. 평균율 클라비어의 푸가는 2-5개의 성부를 가지고 있다.
그 밖에, 에피소드(episode)는 푸가에서 주제부분과 대조를 이루는 삽입부분을, 스트렛토(stretto)는 푸가적 용어의 하나로 주제가 미처 끝나기전에 응답주제가 미리겹쳐서 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 1번 ~ 제 4번 작품 구성
바하의 서문으로도 명확한 것처럼, 이 곡집이 완성된 것은 1722년으로 인벤션의 최종원고가 만들어진 23년의 전년에 해당된다. 쾨텐 시절의 바하의 작품에는 유명한「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비롯해서 기악곡이 많은데, 클라비어곡에 있어서는 1720년에 착수된 "프리데만을 위한 클라비어 소곡집", 이 "평균율"과 동년에 제 집이 만들어진 "안나 막달레나 바하를 위한 소곡(제2집은 1725년으로 이미 라이프치히시대),"프랑스 모음곡", "영국 모음곡"등이 있다. "인벤션"이 "프리데만을 위한"의 속에이미 그 원형이 수록되어 있었듯이 4평균율 속의 몇 곡도 역시 그 속에서 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평균율"에 있어서의 바하의 프렐류드는 극히 다양한 기법을 보여주고 있어 한곡 한곡 저마다 특징 있는 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점에서는 푸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프렐류드가 다분히 즉흥풍의 취향을 가지고 있어서 푸가 주제의제시에의 조성적 인식에 도움을 준다는 기본적인 역할은 결코 상실되지 않고 있다.연주 시간은 3분 내외에서 8-9분 정도까지, 각 곡에 따라 저마다 다르지만 제1권의전곡 연주에는 약 1시간 50분 정도가 필요하다.
* 추천 :제1곡 prelude&fuga Piano/ Sviatoslav Richter
바흐 /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BWV 846-869) 1곡-4곡
제1곡 C장조 이 프렐류드는 구노가 「아베마리아」의 선율을 배치하여 널리 알려지고 있다. C장조로서의 분산화음에 의한 밝은 울림을 주체로 한 서법을 취하고 있는데, 그 뼈대는 어디가 지나 5성체의 화음 연결에 두어지고 있다. 이 푸가는 4성.
우선 알토로 주제가 제시되고, 2마디째의 3박째 후반에서 소프라노로 응답되는데, 푸가주제 그 자체는 2마디 3박짜의 E음 까지이다. 극히 쉬운 주제이지만 개성적인 명확성을 가지고 있다. 주제와 응답은 7마디째의 처음에서 끝나는데, 이 푸가에서는 4성의 경우의 통상 형태 (주제-응답-주제-응답)를 취하지 않고, 주제-응답-응답-주제라는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평균율" 중의 푸가에서는 단 하나의 예이다.그 위에 이 푸가에서는 거의 모든 마디에 주제가 배치되어 있어서 간주부라고 부를만한 것은 없고, 주제와 주제 사이의 근소한 박수(拍數)의 사이에만 경과적인 부분이 있는 데 불과하다.
prelude Glenn Gould, Piano
제2곡 c단조 프렐류드는 16분음표의 음형에 의한 토카타풍의 곡으로, 다분히 즉흥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다. 3성의 푸가는 특징있는 리듬형에 의한 약동적인 주제(알토)로 시작된다. 베이스에 의한 최후의 「주제의 도입」은 7마디째이다. c단조라는 조성이지만 약동하는 리듬에 자극되어서인지 오히려 밝은 느낌의 애수성을 띠고 있다.
제3곡 C#장조 이 곡도 제2권에서의 같은 조의 곡도 모두 7개의 조표를 가진 C#장조로 씌어져 있다. 3성의 푸가는 그 기분에 있어서 완전히 프렐류드와 같으며 경쾌하고 약동적인 주제는 우선 소프라노로 제시된다.
제4곡 c#단조 지극히 숭고한 느낌을 가진 프린류드는 1마디째의 동기와 3마디째의동기의 두 동기가 각 성부에 모방되고 변형되면서 이어받아져 가는 형태로 추진된다. 5성이므로 「주제의 도입」은 3회 있는 셈인데, 그 4회째의「도입」은 f#단조를취하고, 이에 이어지는 5회째는 친조로 복귀하여 스트레타로 들어간다.
제5곡 D장조 제2곡, 제3곡과 마찬가지로 토카타풍인 프렐류드는 전35마디에 걸쳐서 거품을 내고 흐르는 시냇물의 흐름같이 밝고 명랑하고 생기 있어 활기에 넘쳐 있다.음의 움직임으로 보면 토카타라기보다는 오히려 무궁동풍의 느낌이라고 하는 편이온당할지 모른다. 4성의 푸가 주제는 급속히 움직이는 음형과 점음표에 의한 것의 2개의 부분동기로 이루어져 어디까지나 클라비어적이기는 하나 그 반면 과히 푸가적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지극히 강한 역성(力性)을 느낄 수 있게 하고, 그것이 발전하면서 교묘히 짜여짐으로써 이 푸가에 범할 수 없는 위엄을주고 있다.
제6곡 d단조 이 프렐류드도 토카타풍의 서법에 의하고 있다. 선율선 다운 것은 없고 화음의 변천에 따라 변화하는 울림에 d단조라는 조성이 빚어내는 일종의 달콤함을 내포하고 지극히 낭만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푸가는3성 3박자의 푸가라는 것도 드물며 주제가 8분음표, 16분음표, 4분음표라는 3종의 음표에 의하여 구성되고, 「주제의 도입」에는 항상 일정한 대위부를 수반한다.
제7곡 Eb장조 "평균율"은 프렐류드와 푸가가 짜여져 있어 어느 편이냐 하면 푸가 쪽에 그 중심이 두어져 있는데, 이 제7곡에서는 프렐류드 쪽에 중심이 걸려 있다. 프렐류드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푸가로서 도입부를 가진 4성의 푸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중에 두어지는 푸가는 3성으로 마디수도 짧아 그 불균형한 느낌은 말할 수 없다.
제8곡 Eb단조 프렐류드도 푸가도 모두 속죄적인 기분에 차고 조용히 멈추어 서 있는가운데 짐작할 수 없는 신비성과 숭고하리 만큼의 감정이 깃들어 있다. 아르페지오에 의한 화음과 레치타티보풍의 움직임이 프렐류드 전체에 배치되어 절묘하리만큼대조를 보이고 있어 바하만이 만들 수 있었던 뛰어난 작품이다.
제9곡 E장조 목가적인 기분에 찬 프렐류드도, 이에 이어지는 3성의 푸가도 모두 짧아 장대하고 장엄했던 전곡과는 심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프렐류드는 8분음표에 의한 음형을 재료로 한 자유로운 모방적 전개에 의하여 형성되어 양식에 있어서 인벤션적이다. 푸가주제는 8분음표와 4분음표에 의한 특성적인 리듬을 가진부분 동기와16분음표에 의한 상승하는 음형으로 이루어져 주제 자체에 지극히 특징 있는 개성을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제10곡 e단조 프렐류드는 속도의 지정은 없지만 완만한 템포의 전반과 바하 자신의 지정에 의한 Presto부터의 후반과의 2부분으로 되어 있다. 푸가는 (평균율)중단 하나의 2성으로 거의 인벤션에 가깝다. 푸가 주제는 으뜸화음의 분산형으로 높은 쪽의 으뜸음에 다다르자마자 하행하는 반음계적인 변화를 수반하여 트레몰로풍으로 내려온다. 이 원을 그리는 듯한 곡선이 2성부의 움직임 속에 교차해 간다. 조그만 별의 빛남과도 같은 멋진 곡이다.
제11곡 F장조 이 프렐류드도 2성의 인벤션이라고 하겠는데, 행복한 기분에 차고 지극히 밝고 경쾌하다. 3/8에 의하 3성의 푸가는 다분히 무곡적이며 파스피에풍의 기분에 넘쳐 특필할 만한 매력은 적지만 매끄럽고 선율적이다.
제12곡 f단조 화음의 분산에 의한 음형이 천천히, 그러나 장중하게 움직여서 그것이 이 프렐류드 전체에 걸쳐서 주요한 작용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음형의 최초의 음은 거의 모든 경우 4분음표로 지속되고 분명히 4성체의 대위법 기법에 의하여 처리되고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약간 묵직한 느낌도 있으나 그 비통함은 결코 구제될 수 없는 비탄은 아니다. 슬픔에 찬 프렐류드의 뒤를 이어받은 4성의 푸가 주제는 우선 테너로 제시되고, 알토로 응답, 베이스로 주제, 소프라노에 응답으로 주고 받아진다.
제13곡 F#장조 애처롭고 흐르는 듯한 아름다움을 가진 프렐류드는 인벤션풍의 서법으로 마무리되어 있는데, 어디까지나 아름답고 때로는 낭만적인 향기조차 느껴진다.푸가는 3성. 주제는 프렐류드에 상응하듯이 섬세하고 멋진 느낌을 가지고 있다. 소프라노에 우선 제시되고 그것이 끝나는 동시에 응답이 알토로 시작되며, 그것이 다시 끝나는 동시에 베이스에 주제가 나타나는 계기적인 배치는 푸가의 정법이기는 하나 이 곡의 경우에는 극히 효과적이다.
제14곡 f#단조 프렐류드는 인벤션적인 서법을 취하여 단조이기는 하나 오히려 밝은 느낌으로 약간 조심스러우면서도 드라마틱하기도 하다. 4성의 푸가는 제12곡과 마찬가지로 주제 자체에 비극적인 기분이 강하게 나타나 있으며, 으뜸음으로 시작하여 허덕이듯이 딸림음에 도달한 후 깊이 빠지듯이 으뜸음으로 돌아오는 주제에는 슬픔 같은 인간적인 고뇌를 느끼게 한다. 이 주제에 대한 대위부도 역시 아름다우며 호흡이 긴 주제의 선율선의 사이를 누비듯이 움직인다.
제15곡 G장조 프렐류드는 경쾌하고 명랑하다. 3잇단음표(그러나 박자 기호는 24/16)의 음형에 의한 빠른 움직임은 누를 수 없는 기쁨에 넘쳐 순식간에 곡을 종말로 이끌어 간다. 푸가는 4성이지만 대부분온 2성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다소 인벤션적인 느낌이 없지도 않다. 동기와의 2, 3마디의 동기와의 짜임에 의해 이루어져 있어 극히 밝고 경쾌한 운동성이 강하게 느껴져 이것이 이 푸가의 성격을 결정하고 있다.
제16곡 g단조 프렐류드는 오르간적인 이디엄에 의해 씌어져 <평균율> 속에 있다는 것은 약간 아쉬움이 느껴진다. 4성의 푸가주제는 약간 평범하다. 그러나 푸가로서 나중에 동기적인 활용을 하게 되었을 때는 편리한 주제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는 주제는 잘 고안되었다고도 할 수 있으나, 이 선율 진행은 실로 바로크 시대에 흔히 쓰이고 있는 것으로 페르디난트 피셔의 Eb장조의 푸가 주제와의 유사가 인정된다.
제17곡 Ab장조 온화한 느낌으로 마무리되어 있는 프렐류드는 그 취급에 대화풍인 것을 느끼게 하는데, 그것은 아마 주제 동기의 음형에서 오는 것이리라. 프렐류드의 주제와 아주 잘 닮은 주제를 가진 이 4성의 푸가는 그 곡상에 있어서도 강한 유사를 나타내고 있다.
제18곡 g#단조 원래 이것은 당연히 ab단조가 되어야 하는데, 바하는 그것을 g#단조로 했다. 역시 조성상의 문제 때문일 것이다. 그 조성에서 은 것이겠지만 이 프렐류드에는 기품있는 우수를 느낄 수 있다. 서법적으로는 3성의 인벤션이다. 4성의 푸가는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을 띤 주제로 시작된다(테너), 주제 중 끝의 6개의 8분음표(A)는 나중에서의 다분히 호모포닉 한 간주부에 사용된다. 2개의 일정한 대위부를 가진다. 스트레타는 없다.
제19곡 A장조 프렐류드는 3성의 인벤션이다. 쾌활한 주제는 상성부, 하성부(4마디째), 중성부(8마디째)로 차례차례 이어져 12마디째부터 후반에 들어가는 2부분 형식이다. 3성의 푸가는 처음에 하나의 8분음표를 두고 3개의 8분 슁표를 둔 뒤에 이어지는 주제 그 자체가 다른 곡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특색이 되고 있는 데다 주제의제시가 스트레타로 나타나 있는 점이 특이하다. 또 9/8라는 것은 2권으로 된<평균율>을 통하여 이 곡뿐이다.
제20곡 a단조 프렐류드는 단순하고 거친 터치로 만들어져 있다. 무엇보다도 우선 생기 있는 리듬감이 전면에 내놓아져 있으므로 선율감이나 화성감이 빈약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 대신 긴장감에 넘쳐 있다. 그 다이내미즘이 특징이다. 푸가는 4성.주제는 3마디에 불과하나 음표의 수가 많으므로 매우 긴 주제처럼 느껴진 프렐류드와 비슷하여 명쾌한 리듬 패턴이 a단조이면서도 오히려 밝은 느낌을 주며, 일종의 활기에 찬 성격을 띠어 유모레스크한 감조차 준다.
제21곡 Bb조 프렐류드의 연습곡풍의 음형은 Bb장조의 화음적인 울림을 들려 주면서 매우 속히 뛰어다닌다. 다분히 토카타적이고 즉흥이기조차 하다. 그야말로 푸가 주제다운 리듬음형을 가진 4마디에 걸친 긴 주제로 시작되는 3 성의 푸가는 2개의 고정된 대위부를 가고 48마디에 걸친 전체가 거의 그 재료에 의해 전개되고 있다.
제22곡 bb단조 종교적인 프렐류드. 제4곡(c#단조)이나 제8곡(eb단조)과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우리들로 하여금 수난곡의 세계로 끌어들여 버린다. 8분음표에 의한 바소오스티나토 위에 기도와도 같은 아름다운 선율이 홀러간다. 푸가 쪽은 제4곡과 함께<평균율> 속에서의 1성가의 하나이다. 프렐류드와 마찬가지로 종교적이고 수난곡풍의 발상에 의해 마무리되어 있다.
제23곡 B장조 플렐류드도 3성의 인벤션이다. 16분음표의 조용한 움직임이 전원적인정서를 빚어내어 애처로운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4성의 푸가는 선행하는 프렐류드와 기분적인 점에서 일치하고, 차분한 밝음을 나타내며, 주제의 스트레타는 없이 간결하게 잘 마무리되고 있다.
제24곡 b단조 프렐류드, 푸가 모두 <평균율> 제1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적합한 묵직함과 품격을 가지고 있다. 프렐류드에서는 통주저음처럼 움직이는 8분음표에 의한 베이스의 움직임이 극히 인상적이며 그 위에 2중 대위법에 의한 상성 2부의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간다. 이것은 분명히 이탈리아의 트리오 소나타의 양식을 모방하고있다.